# 4월 23일(일) 귀소헌 일기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내부 벽체 철근 배근작업과 거푸집 세우기 작업, 전기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현재 공정으로 2~3일 정도 공사를 진행하면 계단과 2층 바닥에 150미리 스치로폴을 깔고 배근 작업까지 끝낼 예정입니다. 마지막 형틀공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짓기의 시작은 형틀에 있고 끝도 형틀에 있다는 말을 새삼 실감합니다. 형틀을 총괄하는 반장의 몫이 제일 중요하고 공사 전체를 좌우지합니다. 왜냐하면 건물의 형식을 결정하는 공정이 형틀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장은 목수, 철근, 설비, 전기작업이 공정에 맞게 진행되도록 일정과 시간을 안배해야되고 작업인부들을 관리해야되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가장 힘든 일은 현장 사람들 관리입니다. 인부들은 날일로 다니기 때문에 내일이 없고 오직 현재만이 있습니다. 물론 책임감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하루살이처럼 그날그날 주어진 일에만 연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화가 생기면 "여기 아니면 밥벌어 먹을데 없는 줄 알아" 식으로 바로 짐 챙겨서 현장을 떠납니다. 아직까지 그런 불미스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며칠전에 형틀을 총괄하는 조부장님과 얘기를 나누다가 중학교 후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광주 숭의중학교 3년 후배였습니다. 집을 매개로 인연이란 소중한 끈이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무사히 집이라는 강을 건널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수고로움 덕분입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일요일에 쉬셔야 할텐데도 불구하고 감리차 문교수님께서 오셔서 배근 간격과 창틀 부분 철근 보강작업을 꼼꼼하게 점검해주셨습니다. 현장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는 미루어 짐직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전기작업도 복잡합니다. 미로처럼 보이지 않는 벽체 속에 수십개의 전기관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벽체를 세우는 철근에 전기박스를 용접해서 붙이는 일이 간단치는 않게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