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1일(목) 귀소헌일기
어제는 귀소헌 현장에서 비계와 거푸집, 각재 등을 정리하는 일이 이뤄졌고 오늘은 목수들이 와서 2층 거푸집을 짜기로 했는데 비 예보가 잡혀서 내일로 미뤄졌습니다. 18일에 2층 콘크리트타설을 계획하고 진행 중에 있는데 다소 일정이 며칠 늦어질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하고 내일 진도에서 문중 선산일을 하고있습니다. 여귀산 자락 구자도와 바닷가가 잘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조상들의 묘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묘지설계는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인간의 탯줄을 형상화해서 어머니의 자궁으로 돌아가는 길을 만들고 그 공간안에 작은 표지석들로 아담하게 만든 터를 만들었습니다. 승효상선생이 노무현대통령의 묘지를 설계한 책을 읽은 적 있습니다. 세계적인 묘지들을 탐방한 순례기였고 그걸 토대로 묘원 설계에 엀힌 이야기들을 다룬 책입니다. 저는 설계자에게 검박하고 단촐하되 조상의 얼을 새길 수 있는 공간을 주문했고, 지독한 오지에서 가난하지만 교육열 하나로 자식들을 뭍으로 유학보냈던 부모들의 정신의 흔적들을 담도록 석물들은 조형성있게 주문했고 이제 마지막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귀소헌에서 산자의 공간을 진도에서 죽은자의 공간을 조성하게 되어 정신은 많이 피곤했지만 행복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