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4일(목) 귀소헌 일기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이라 귀소헌 작업도 휴무입니다. 콘크리트가 양생이 잘 되도록 시간을 벌어주고 있습니다. 향후 일정은 7일날 내부 바라시 철거, 8일 ~12일 2층 거푸집 짜기, 15일 2층 콘크리트타설 예정입니다. 콘크리트 치는 날이 너무 더워서 수분 증발이 빠르고, 기계미장을 할 수 없어서 옥상 바닥에 크랙이 가긴 했으나 보강작업이 이뤄지면 괜찮을 것입니다.
어제 부처님 오신날은 미얀마에서 남방불교를 공부하고 온 친구 스님 절에 가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부처님의 "자비"를 생각했습니다. 자비는 이타행입니다. 부처는 인간에게 자비의 우산이 되고 자비의 주인됨을 가르쳤는데 우리는 자비의 우산 속으로 자꾸 무임 승차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비의 세상은 분열과 갈등이 사라지고 화해와 평화의 세계가 열립니다. 화엄과 중도의 가르침은 자비에서 온다는 진리를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그림 한폭에서 가르쳐주는 것처럼 스님이 건네준 꽃 한송이가 아니라 오리 한마리가 입에 물고와서 스님께 꽃 공양하는 장면을 통해 장엄의 자비를 느끼게됩니다. 스님의 표정이 참 재미있습니다. 거절하지도 반가워하지도 않는 염화시중의 미소, 모나리자의 미소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다소곳이 오리의 마음을 건네받는 스님의 침묵하는 합장 속에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오늘 하루 "오리의 꽃 공양과 스님의 합장"이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지혜의 나침판이 되길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