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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헌 일기

# 6월 23일(금) 귀소헌 일기
  • 작성일시 :2017-06-23 19:20 조회수 :749
# 6월 23일(금) 귀소헌 일기

연일 불볕 더위입니다. 하늘에서는 비 한방울 내리지 않아 땅은 갈증에 애타고 있습니다. 엊그제 이식한 감나무에 물을 주려고 내려갔다가 고라니어미가 새끼를 데리고 가다가 사람을 만나 엉겁결에 놓고 간 바람에 새끼 고라니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언덕으로 올려 보냈으나 어미가 얼른 안데리고 가서 아침까지 있으면 별수없이 고라니 애비가 될뻔했는데 어미가 데리고 갔는지 새끼가 보이지 않아 안심이 되었습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미가 새끼를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순리입니다.

귀소헌에서는 구들을 재시공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기가 너무 많이 새서 오소리잡을 지경이라 구들을 뜯었습니다. 연도도 너무깊고 부넘이도 낮아서 객실 구들 놓는김에 귀소헌방도 재시공하기로 결정해서 오늘 아침에 현무암 구들판 70개를 구입해왔습니다. 고려인 2세가 조공을 했는데 그의 삶이 우리 역사였습니다. 징용간 할아버지는 사할린에서 우즈베기스탄으로 카자흐스탄으로 이주 다니면서 스탈린의 소수민족 이주 정책에 핍박을 당하다 처형되었고 본인은 1년전에 한국으로 가족과 함께 돈벌러 왔답니다. 고난하고 고단했던 우리 근대사의 자화상을 읽었더니 쓸쓸해졌습니다.

드디어 창호 문틀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감개무량입니다.얼굴에 화장이 시작되니 집이 폼나기 시작합니다. 창틀의 바깥은 전체적으로 검정색이고 안쪽은 참나무 톤이라 무게도 있고 노콘과 잘 어울립니다. 이제 하나둘 마무리 되어갑니다 다음주는 창문틀 시공하고 노콘 견출작업과 방통작업 공정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2층 계단 윗부분을 잘라내는바람에 화장실 내부 설비 위치가 변경이 되어서 전기선을 10개나 절단 시켰는데 전기 이사장님이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서 잘 처리됐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