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30일(목) 귀소헌 일기
오늘 일과는 지붕기와작업, 흙처리, 노콘시공회의입니다.
오늘은 공방 지붕의 피죽이 썩어서 걷어내고 스페인 수입 기와로 시공했습니다. 가격은 평당 35만원으로 다소 쎈편이지만 이사장님께서 특별히 30만원으로 시공해주기로 했습니다. 시공이 빠르고 1,1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운 기와라 습으로 인한 파손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한번 시공하면 반영구적이라고 합니다.

귀소헌의 지형과 분위기에 매우 잘 어울리게 시공되었습니다. 집을 지을 때 지붕재료와 창호는 건축물의 얼굴과 같아서 고품질을 선택해야하고 경비 지출도 신경써야합니다. 지붕재는 사람의 얼굴에 화장한 것처럼 건축물의 외관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완성된 창고 건물 모습입니다. 단정하고 엄숙한 표정이 교복를 처음 입은 중학생 표정처럼 앙증맞고 귀엽습니다. 매우 잘 어울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두 건물은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시공했습니다. 처음짓은 아마추어치고는 괜챦게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집 지을때 가장 신경 쓴 것은 지붕의 물매 경사도였습니다. 경사도가 약간 급하긴 하지만 보기는 좋습니다.

어제 이어 오늘도 터파기에서 나온 흙들을 정리하느라 포크레인은 하루종일 쉴새없이 바가지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람이 한다면 몇날 며칠을 할건데... 기계의 힘을 새삼 느껴봅니다. 망바가지로 흙을 쳐서 돌멩이들은 분리해서 모아 두도록 했습니다. 지난 1월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스페인을 다녀왔는데 가우디가 설계하고 시공한 구엘공원에서 가장 쉽게 만나고 버려지는 돌멩이 하나하나도 정말 좋은 건축재료가 될 수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구엘공원의 산책로를 지탱하는 하부 기둥들입니다. 콘크리트는 돌을 붙이는 접합제 역활을 하고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기하학적인 모양을 만들어 냅니다. 거대한 나무 뿌리가 받치고 있는 느낌입니다. 열주 형태의 기둥들을 직선 처리하지 않고 사선 처리하면서 긴 터널은 파도의 터널이 되어 "쏴아아 쏴아아" 파도 소리가 들리는 상상 속에 빠지면서 바다 속을 걷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이 터널 사이로 사람들이 다니는 통로를 확보했고 위쪽은 위쪽데로 사람들이 산책하도록 길을 만들었습니다.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 중 7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니 경이로울 뿐입니다. 시멘트라는 물성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돌멩이와 함께 사용함으로써 희석시킨 가우디의 건축공법을 배운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돌멩이는 천덕꾸러기에 불과한 건축소재였지만 가장 자연스런 자연의 재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돌담과 창고의 흙벽 재료 정도만 생각된 돌맹이들이 모여 위대한 건축재료로 탄생하게 만든 가우디의 천재성이 돋보입니다.

오후 3시에 귀소헌에서 감리 김지민, 문영봉교수님, 시공 이동식사장, 형틀 조부장, 건축주가 모여 노콘시공법에 관해 세부사항을 논의했습니다.
1. 향후일정: 1달 반(5월 중순 마감)
2. 현장체계: 건축주-->감리(문교수)-->
현장소장(이사장)-->형틀조부장
3. 연결 부위 표안나게 면을 통채로 거푸집
제작해서 --> 크레인으로 조립
4. 타이볼트는 200으로 옹벽 두께만큼
5. 수절목(면끊기)은 2/2/3으로 사용
6. 옥상난간 안쪽과 중정보는 노콘않고, 대청 벽면은 실내공간으로 처리
7. 양질의 노콘이 생성되도록 무진동이나, 인력으로 망치작업을해서 유지시킴
8. 레미콘 품질은 A급으로 골재200/15
강도 240 유지함
9. 기초의 노콘처리는 GL선부터나 윗부분부터 맞춰 내려와 마지막 처리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