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3일 귀소헌에서
오늘 한 일들입니다.
규준틀에 걸린 바위들을 크랙커로 깨고

이곳은 발효음식을 저장하는 저장실입니다. 효소, 김치, 음장, 장아찌, 식초 등

저장고에 평지붕을 만들기 위해 벽돌로 수평벽체를 세우고 안쪽을 메꾸기도 하였습니다. 완성된 후에 흙을 두껍게 올리면 지하저장고가 됩니다. 사실 제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명상하는 토굴로 사용하고 싶지만 집사람한테 집지으면 토굴저장실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양보하기로 했습니다.

첫번째 풀장 선녀탕에서 두번째 풀장으로 내려가는 수로를 시멘트로 작업했습니다. 흙탕물이 내려가면 안돼서. 작고 큰 돌멩이들을 쌓아서 물길을 만들면 가우디가 꿈꾼 자연의 재료를 100%로 활용할 것 같습니다.

공방 바닥을 버림콘크리트로 마감했는데 기계를 빌리지 않고 사람 손으로 했습니다. 와공이 대모도 했으니 미안하기 그지없습니다. 배관과 설비까지 해놨으니 이곳에서 취미 활동으로 차, 염색, 도자기, 목공, 서각 등이 이뤄질 날을 기대합니다. 그때쯤이면 사람들이 찾아와서 함께 시간을 공유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꼼꼼한 이사장 덕분에 부속 건물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작업 여건이 안좋아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기계작업도 어렵지만 내색하지 않고 회사식구들과 일에 매진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봄날 당신은 꽃님입니다.

선녀탕 2차 방수작업을 했습니다.
이제는 물이 새지 않겠지요. 조금 새도 괜찮습니다. 산골짝을 쉬지 않고 계곡에서 물이 쉬엄쉬엄 졸졸 쏴아쏴아 내려와서 채워주니까요.
이곳에 물이 가득 채워진 한여름 달밤에 캔맥주 한잔에 인생을 노래할 도반들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그날을 기대하세요.
그리고 오후에 기초 작업에 쓰일 철근이 들어왔습니다. 오전에 군청에 들러 착공계에 빠진 면허세, 채권 서류도 챙겨 설계사무소에 보냈더니 접수처리됐다는 연락도 받았습니다. 아침 7시에 집에서 출발하는 것이 부담되지만 6시 반에 광주에서 출발하는 분들에 비하면 힘들지 않습니다. 하루가 가는 것은 하루가 완성되는 것이라는 집 짓는 꿈을 꾸면서,
"집짓기 밥짓기"라는 제 어머님의 얘기를 실감하는 하루입니다.

